높은 곳에 계신 분, 제발 나에게 글재주를 주세요 젠장.연산은 공길과 녹수에게서 어머니의 그림자를 찾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장면은 웃어야 할 부분이 아니었는데. 킬킬거리는 관객들 사이에서 나는 정말로 어머니를 외치는 목소리가 가슴아팠어. 창문살을 훑는 손가락은 붙잡을 온기를 바랐겠지. 한 번도 잡아보지 못했던 어머니의, 그 아득한 심상의 실체화를.
내 어머니는나 어미 없는 자식으로 수십 년을 살았도다. 대저 하찮은 미물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긴밀하거늘 어찌하여 사람인 나는 당신의 기억조차 없단 말인가. 당신의 이름은 목구멍 안에서 맴돌아 종국에는 눌리어 사라지고 간 곳이 없네. 용포를 버리고 옥좌를 버리고 세상 만물을 다 버려 당신을 얻을 수 있다면 내 그리 했을 것을.
광대들의 비틀린 춤사위 사이로 당신이 보이는구나. 그 옛날 영화롭던 시절 나를 품었을 당신이 보이는구나. 붉디 붉은 꽃 피어난 아래 하얀 얼굴이 참으로 꽃같이 곱구나. 한 번도 안아보지 못한 내 어머니는 이리도 아름답고, 오롯이 빛나는구나.
내 어머니, 내 어머니. 그대 한 맺힌 목소리로 나를 불렀던가. 희디흰 한삼자락 위 붉은 피 토해내며 나를 불렀던가. 꽃부리 지던 날 내 마음속 그대는 이미 죽었거늘, 무슨 까닭으로 이제사 나타나서는 또다시 떠나가는가. 내 어머니, 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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