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열심히 안 하는 놈이 어디 있어?"
인생의 진리를 가르쳐주는 영화.
라는 것은 비뚤어진 내 정신 상태가 남기는 감상이고.
1. 그리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전후좌우에서 이렇게 많은 비명이 튀어오르는 영화는 처음이다. 배경음악이 없는 이리아의 던전에서 싸울 때면 타격음이 또렷하게 귀에 들려오듯, 칼날이 허공을 베고 주먹과 발이 화면을 가를 때마다 극장 안을 메우는 이 선명한 효과음이라니. (그나마도 시사회 때 여자 관객들이 하도 기겁을 해서 크기를 줄인 거란다. 원래는 더 컸다고.)
처절한 전투에 배경으로 깔리던 <영원한 친구>가 인상적이었다. 이런 식으로 액션이 재밌어질 수도 있구나 하고. 유쾌했다.
2. 나는 역시 싸우는 여성이 좋은가보다. 흔히 남성적이라 칭해지는 이미지를 가진 여성(그것도 완전히 남성적이어서도 안 된다)에게 매력을 느끼는 건 일반적인 여자의 특징인가 나만 그런 건가. 네 침묵맨 중 유일한 여자(man도 아니고 대사도 있었지만, 어쨌거나)였던 그 아가씨가 왜 그리 멋지던지. 주인공을 응원하는 것인지 침묵맨을 응원하는 것인지 모를 기분으로 싸움을 지켜봤더랬다.
3. 영화를 보는 내내 류승완과 정두홍을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계속 정두홍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류승범과 닮은 점을 찾으려 했으니 나올 턱이 있나; 류승완이 어째 동생보다도 어린 얼굴이어서 번짓수를 잘못 짚은 게 아닐까 생각조차 못했더랬다.
아역 애들이 지나치게 꽃미남이어서 괴리감이 컸다.(웃자고 한 말이었겠지만 의도적이었댄다) 얼마나 험하게 살아왔으면 동방신기가 김대출 버전 재영 아저씨로 환골탈태를 한단 말인가.
4. 류승완의 마지막 대사가 아니었더라면 안타까움만을 남기며 끝날 뻔했다. 개인적으로 그런 결말은 좋아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니다. 툭 내뱉던 마지막 한 마디는 과거의 재현이 남긴 우울한 감정들을 멀리멀리 날려버리고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났다.
마지막까지 의미를 가질 수 있던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