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라디오를 듣지 않는다. 사실 tv도 이따금 가족들이 틀어둔 것을 오다가다 보는 것 외에는 보지 않지만, 어쨌거나 막히는 도로 위에서 어쩌다 듣는 것이 고작인 라디오는 그리 친숙한 존재는 아니다.
허나 내가 아직 감청색 세일러복을 입은 여중생이던 때, 축음기 앞에 엎드려 끄적끄적 연습장에 낙서하며 귀로는 라디오를 듣던 시절이 짧게나마 분명히 있었다.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녹음하기도 하고, 그렇게 카세트 테이프가 쌓이면 학교에 몰래 워크맨을 들고 다니며 통학길에 듣기도 했었지.
영화가 불러일으키는 아련한 향수 같은 것은, 아마도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이기 전처럼 멀게 느껴지는 지난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 탓이려나. 이렇게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 얼마만이던가.
그러니 스타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최곤 씨. 그 긴긴 시간 곁을 지켜온 매니저 아저씨와 함께하는 한, 당신은 언제까지나 가수왕이고 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