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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탄 악마가 환호성을 내지르며 창틀을 할퀴어댔다. 감정을 잃은 구름이 달을 납치하고 이성을 잃은 구름이 비를 토해내는 시간,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석달 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면 어느 마음 착한 소녀가 동정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손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끈적한 액체를 인지한 순간 동정이고 뭐고 느낄 겨를도 없이 비명을 지를 것이 분명하다. 손을 내려다보았다. 뜨끈했다. 희멀건 액체가 바닥에까지 점점이 떨어져 있을 듯 싶었다.
한 가지. 죽은 애인을 생각하며 자위하는 남자와, 불면증에 뻑뻑한 눈을 깜빡이며 티슈를 뽑아드는 남자는 동일인물이다.
티슈를 구겨 휴지통에 던지고 욕실 문을 열었다. 세면대 거울에 비춰진 남자가 충혈된 눈을 들어 자신을 본다. 비누로 손을 박박 문질러 씻었다. 물을 틀어 헹구었다. 문질렀다. 거품을 낸다. 헹군다. 비누칠을 한다. 헹군다. 샤워기를 집어들었다. 있는 힘껏 수도꼭지를 돌린 뒤, 샤워기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배수구로 빨려들어가는 차가운 액체가 점차 붉게 변해간다. 일순 시야가 축소되며, 사물의 명암이 반전되었다. 구역질이 난다고 생각했다. 다음 순간 샤워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는 변기를 붙들고 구토하고 있었다. 멀건 위액이 후두둑, 변깃물 위로 떨어졌다.
새삼스러웠지만,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봄, 엄마가 죽었다. 여름, 키우던 고양이가 죽었다. 가을, 지선이가 죽었다. 내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 주겠다고, 차를 몰고 새벽길을 달려오던 중이었다. 동기들과 하루 이른 생일주를 마신 나는 열두시 정각에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했다. 내가 세상 모르고 취해 잠에 빠져 있던 시각, 지선이는 노란 안전등이 비추는 터널 속에서 트럭에 들이받혔다. 즉사였다. 그리고 겨울, 나는 아직 죽지 못하고 있다.
죽고 싶었다. 맥주와 라면만으로도 인간은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회사는 일주일 간 무단 결근을 한 끝에 그만두었다. 세 달, 가을날의 하루는 길고도 길었다. 아침만 되면 해가 어김없이 슬금슬금 창문을 통해 기어들어와서는, 햇빛 아래서 웃던 그녀를 떠올리게 했다. 죽이고 싶었다.
12월 10일, 아직 죽지 못했다. 죽기 전에 가야만 하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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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는 산타클로스가 산다고 한다. 노르웨이에도, 덴마크에도 있을 법한데 왜 하필 핀란드인지는 묻지 마라. 결정한 것은 내가 아닌 그녀다.
핀란드에 있다는 산타마을에 가기로 했다. 하얀 수염을 기르고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가 전세계의 어린이들이 보낸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쓰고 있다는 그곳. 왜 하필 산타인지 묻지 마라. 중요한 것은 그것이 우리의 첫 여행이 될 예정이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조금 앞둔 어느 날의 비행기 티켓과 호텔방을 예약했고, 나는 그녀 몰래 반지를 주문했다. 하얀 설원 위, 산타의 사무실 앞에서 그녀에게 청혼할 계획이었다. 입회인은 산타클로스.
계획은 그랬다는 말이다. 그녀는 죽었고, 나는 홀로 남겨졌고, 어느 영화의 여주인공이 그러했듯 유령으로 되돌아오는 그녀를 풀컬러로 망상했고, 망상을 그만두려 노력하면 언제 녹화되었는지 모를 흑백 영상이 머릿속 한켠에서 재생되었다. 매일매일,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눈을 뜨고 감을 때마다, 살아있는 모든 순간, 조악한 화질의 흑백 영상은 도무지 멈출 기색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죽기로 결심했다. 장소는 핀란드. 그녀의 반지를 가져가 눈 속에 묻어준 다음 죽기로 했다. 자살률 최고치를 달리는 나라이니 나 하나 더한대도 특별히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의 전화가 걸려온 것은 부패해가는 냉장고 속 양파를 관찰하던 때였다. 시체 썩는 냄새란 게 이런 거군, 그렇게 심드렁하니 생각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 게 대체 몇 달 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 결국 그냥 냉장고를 닫아버린 참이었다. 맥주가 들어갈 공간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았다.
“이효승 씨, 잘 지냅니까?”
김 과장이었다. 목소리를 내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대답을 하려는 순간 쇠맛이 느껴짐과 동시에 목이 잠겨와 한동안 켈룩거려야 했다. 먼지 낀 성대를 침으로 축이며 겨우겨우 대답했다. 예, 뭐, 그냥저냥요.
“이효승 씨, 핀란드 어 할 줄 안댔죠?”
무의미한 인사성 문장들을 늘어놓던 과장이 뜬금없이 던진 말에 왜 핀란드였는지를 기억해낼 수 있었다. 너덜너덜해진 핀란드어 사전이 창고 같은 책장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터였다. 갓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중학생이 핀란드어-영어 사전을 붙들고 괴문장들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을 상상하니 헛웃음만 나온다.
“예, 뭐, 그럭저럭요.”
“아르바이트 한다고 생각하고, 번역 하나만 해줄 수 있을까?”
“그렇게 깊게 배우진 않아서 좀…”
“그냥 어린애 편지야. 산타에게 핀란드어로 편지를 써서 보내고 싶다는데, 어떻게 좀 안 될까?”
산타.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편지를 쓴 것은 사장의 조카라고 한다. 메일에 첨부되어 온 파일을 열자, 하얀 편지지 위에 동글납작한 글씨체로 쓰여진 편지가 스캔되어 있었다. 별 대단한 내용은 없었다. 요약하자면 세계평화, 러브 앤 피스. 사실, 내용은 아무래도 좋았다. 내 숨을 멎게 한 것은 서명이었다.
최지선 보냄.
지선.
지선아.
툭, 정신줄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지선아. 시야가 새하얘지며 모니터 위의 검은 글자들이 사라졌다. 지선아. 벌어진 입 안에서 그 한 단어만이 맴돌았다. 지선아. 지선아. 지선아. 정신을 차리니 뭉개진 발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되풀이해 부르며 우는 남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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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맥주가 양파의 시체 곁에서 식어가는 동안, 꼬박 이틀을 앓았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사용해본 적이 없는 핀란드 어는 생각처럼 완전히 무너져 있지는 않았던 듯하다. 간간이 사전을 뒤적여 가며 어찌어찌 번역을 마쳐 파일을 보낸 뒤, 라면과 맥주를 사왔다. 악마의 구토 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폭풍 전야의 미덕을 모르는 바람이 추위를 더했다. 나는, 얇은 남방 차림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지만, 그날 저녁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양과 늑대는 폭풍우 치는 밤에 만나 사랑에 빠졌다지만 내 아파트에는 사랑에 빠져줄 고양이 한 마리도 없었다. 나는 누구의 방해도 없이 죽은 듯이 잤고, 정신이 들면 물이나 조금씩 마셨고, 약 따위 있을 리가 없고, 그렇게 이불 속에서 잠들 듯이 죽어 있었다.
초인종이 두 번 울렸을 때까지는, 환청이라고 생각했다. 세 번째로 울리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대체 찾아올 사람이 누가 있는지 머릿속의 명부를 뒤져가며, 비틀비틀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
감청색 코트를 입은 사람이 과일 바구니를 들고 서 있었다. 새까만 눈. 혼미한 정신이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다. 지선이다. 지선이가 왔다. 어린 청년은 문손잡이를 붙잡고 반쯤 쓰러지려 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난처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저, 최지선이라고 합니다. 이효승 씨 맞으시죠?”
낯선 청년의 등 뒤로 오후의 햇살이 하얗게 부서지는 것이 보였다. 시선을 조금 떨어뜨렸다. 스트레이트 진과 하얀 스니커로 감싼 다리를 따라 그림자처럼 해가 드리워져 있었다. 태양의 내음. 순간 정신이 아뜩해졌다.
얼굴이 심각하게 엉망인 듯하다.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니 까칠을 넘어 부숭해진 수염이 만져졌다. 사실, 방이라고 멀쩡하지도 않았다. 다리를 저는 어린 청년을 방 안으로 안내하며, 이건 사람 사는 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삼 개월 만에 조금 부끄러워졌다.
“감사하다고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전화를 안 받으시더라고요. 김 과장님께 여쭤봐서 찾아왔습니다. 기분 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말꼬리를 흐리며 표정을 살핀다. 나는 허둥지둥 책상 위의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부재중 전화 세 통. 하나는 김 과장, 나머지 둘은 모르는 발신번호였다. 이 친구 번호인 것 같다.
“아뇨, 괜찮습니다. 다 사례 받고 하는 건데요 뭘.. 물하고 맥주밖에 없는데, 뭐 좀 드실래요?”
쉰 목소리. 입에서 쇠냄새가 나는 것 같다. 냉장고로 다가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는 태도로 생수통을 입으로 가져갔다가, 다음 순간 아차 싶었다. 멀뚱하니 방석 위에 앉은 청년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간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대답도 듣지 않고 맥주캔을 두 개 꺼냈다.
청년은 차가운 캔을 두 손으로 가만히 잡은 채 나를 바라보았다. 뭐, 어쩌자고. 대체 뭘 하러 온거냐. 안그래도 머리는 핑핑 도는데 미치겠군. 먼저 캔을 따 꿀꺽꿀꺽 마셨다. 차갑다. 열 오른 몸이 식혀지는 듯하다. 나는 한 손으로 안경을 고쳐썼다.
청년이 곁에 내려놓았던 과일바구니를 슬그머니 내 쪽으로 내밀었다.
“저, 입맛에 맞으실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으시면 이거 같이 잡수세요.”
어색하게 꾸벅 머리를 숙이고는 과도와 접시를 찾아 찬장을 뒤졌다. 먼지. 손가락으로 글씨를 쓸 수 있을 듯한 새카만 먼지. 이건 뭐 가지가지 하는구만. 혀를 차며 그릇을 물에 헹구고 칼을 꺼냈다. 하얀 날을 들여다보는 순간 목을 찌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참았다. 어쨌거나 등 뒤에서 날 바라보고 있을 어린놈의 이름은 최지선이었다.
최지선.
지선이.
느닷없이 뒤집어지는 바닥에 몸을 부딪친 게 마지막 기억이었다. 이효승 씨, 이효승 씨. 아니야, 지선이는 그런 이름으로 날 부르지 않아. 눈을 뜨자 천장을 등에 얹고 나를 들여다보는 청년이 있었다. 당황을 감추지 못한 어린 얼굴. 청년이 손을 뻗어 내 이마를 짚는다. 차가운 손. 어쩌면 내 이마가 뜨거운 것일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지선이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감기, 걸리셨어요?”
“…그런 것 같네요.”
“병원에는 가보셨어요?”
“아뇨. 그럴 기력이 없어서…”
“식사는 하셨어요?”
“네, 그 편지 보내고 먹었던 것 같아요. 아마…”
다시금 굳어지는 표정. 그러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한쪽 다리를 끌며 냉장고로 다가가는 뒷모습을 보며 나는 내심 비명을 질렀다. 아니야, 그러지 않는 편이, ………
청년의 동작이 정지했다. 썩은 양파, 버릴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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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최지선은 뜻밖에도 제법 행동력이 있었다. 그는 불편한 다리를 끌고 밖으로 나가더니 2킬로짜리 쌀과 계란 한 판을 사들고 돌아왔다. 그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느냐 하면, 최지선이 밀어넣는 대로 순순히 이불 속으로 굴러들어가 멍청히 형광등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따금 냉장고가 웅웅거리며 돌아가거나, 하교하는 아이들이 두다다다 복도를 달리거나, 누군가 현관문을 여닫는 소리가 났다. 그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세상이 참으로 조용했다. 끔찍한 침묵의 시간.
죽고 싶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퍼뜩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이불에서 기어나와 욕실로 도망쳐 들어갔다. 이 꼴 좀 어떻게 하자. 더운 물을 틀고, 면도기와 면도크림을 꺼냈다. 지선이가 죽고서 처음 하는 면도였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처음이었다. 실은, 이 집에 지선이 아닌 사람이 찾아온 것부터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줄곧 병원 신세였던 엄마는 결국 한 번도 아들의 아파트를 방문하지 못했다.
턱이 따끔했다. 정신줄 놓고 있다가 면도날에 얼굴을 베였다. 문지르자 빨간 피가 묻어났다. 죽으면 피가 훨씬 많이 나겠지, 한심한 생각을 하며 얼굴을 헹구고 샤워와 양치를 했다. 수증기에 부얘진 거울을 닦고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죽어가는 남자의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살아 있는 듯 보였다.
최지선이 돌아왔을 때, 인간 이효승은 상대적으로 멀끔해진 모습으로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냄비를 빌려도 되느냐, 소금을 써도 되느냐, 일일이 허락을 받아가며 달그락달그락거리더니 노란 계란죽을 끓여냈다. 그가 내미는 숟가락을 받아 죽을 입 안에 밀어넣었다.
맛있었다.
묵묵히 죽을 떠먹기 시작했다. 그는 과도를 빌려도 되느냐 묻더니, 내가 꺼내놓았던 접시들을 들고 와 메론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냄비를 싹 비웠고, 메론을 죄다 쓸어먹었다. 맛있었다. 갑작스런 음식물에 위장이 괴로워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지만, 눈물나게 맛있었다.
“핀란드, 안 갈래요?”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최지선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나는 메론을 씹으며 다시말했다. 핀란드요, 산타 마을 있는 데. 갑자기 무슨… 힐금, 그의 뺨을 보았다. 말갛다. 어린 아이 같다.
“산타한테 편지 쓰셨잖아요? 그거, 직접 들고 가서 전해주고 싶지 않아요?”
“그치만…”
“제가요, 사실은 비행기표랑 잘 데랑 다 예약을 해놨거든요. 그런데 같이 가기로 한 사람이 못 가게 되어서요,”
무언가 울컥 하는 느낌이었다. 목소리가 꽉 막힌 듯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입을 다물고 그저 메론을 씹었다. 필사적으로 씹었다. 목을 축이자. 축여야 했다. 최지선은 어리둥절한 듯 생각에 잠긴 듯, 메론을 깎던 손을 멈추고 있었다. 메론 향기. 칼이 어울리지 않는 작은 손.
“…제가 가도 되나요?”
죽은 최지선 아닌 살아 있는 최지선이 그렇게 물었다. 여전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선이가 듣고 있다면 뭐라고 말할까. 알 수 없다.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반짝이는 초저녁의 빛이 메론 조각을 손에 든 두 남자의 주위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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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은 이상하리만치 순식간에 가버렸다. 그 사이에 두 번 병원을 찾았고, 처방전을 받아 감기약과 교환했고, 최지선이 사놓고 간 레토르트 쇠고기죽으로 연명했다. 감기 기운은 거의 사라져 있었다. 나는 짐을 꾸렸고, 그도 짐을 꾸렸고, 돌아올 생각이 없는 나는 가진 모든 돈을 인출해 환전했고, 그 역시 나름의 예산을 준비했을 테고, 출발 당일 우리는 공항에서 만났다.
어색했다. 탑승을 기다리며, 비행기 좌석에 몸을 기대어, 기내식을 먹으며, 한결같이 어색했다. 그럴 수밖에 없긴 하지만, 구름 위에 떠 있는 아홉 시간 내내 한결같이 어색했다. 대화를 하나 안 하나 어색하기는 다를 게 없었지만, 그래도 대화라도 하는 편이 조금 덜하다 싶어 어찌어찌 어색한 대화를 이어갔다.
“산타 마을에는 왜 가려고 하셨어요?”
“핀란드 어를 써먹어 보고 싶어서요.”
“핀란드 어는 어쩌다..?”
“어릴 때 좋아했던 여자애가 핀란드로 가버렸거든요.”
거짓말을 했다. 별로 미안하지는 않았다.
얻어낸 정보는 별 거 없었다. 피카소가 태어난 마을에서 태어난 최지선은 사장의 조카이고, 열한 살 때 고아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고, 미술학도였지만 현재는 대학을 중퇴했다는 것 정도였다. 제공한 정보도 별 거 없었다. 서울 봉천동에서 태어난 이효승은 대리였고, 한때 개를 키웠고, 고양이도 키웠고, 국립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는 것 정도였다.
정보 아닌 정보도 몇 개 얻긴 했다. 최지선에게서는 지선이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 그의 목소리는 조곤하니 맑았고 웃을 때면 눈꼬리가 휘어졌다. 어린아이 같았다. 죽이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그저 죽고 싶어져 고개를 떨구었다.
땅을 밟았을 때, 주위는 온통 어두웠다. 동절기에는 한두 시간 밖에 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죽이고 싶은 상대가 하나 사라져서 다행이다. 버스를 타고 헬싱키 시내로 들어선 시각은 새벽 다섯 시였다. 호텔 프런트에서 예약 확인을 한다고 내뱉은 핀란드 어는 생각만큼 통하지 않았다. 부끄러웠다. 결국 핀란드 어는 포기하고 영어로 돌아섰다.
남자 둘이서 더블 베드라니 솔직히 유쾌하진 않지만, 그렇게 예약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낸 것은 이미 방에 들어선 뒤였다. 아홉 시간 짜리 여정은 불면증을 이기기에는 부족했지만, 이효승을 지치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머리를 털며 나오니 최지선은 시차에 취했는지 이미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허탈했다. 이불을 고쳐 덮어준 뒤 물을 찾아 감기약을 입 안에 털어넣었다. 피로한 몸을 이끌고 웅크려 누워 꿈인지 헛것인지 모를 것을 보았다. 꿈 속의 나는 마치 산타클로스처럼,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를 어린 지선이에게 내밀고 있었다.
깨어나니 늦은 오후였다. 말이 오후지 실상 밤이나 다를 바 없다. 산타 마을로 가는 열차를 타기에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뭐라도 먹을까요?”
제안은 먼저 했지만, 사실 이곳 요리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악마의 간식 같은 맛이 나는 덴마크 과자라면 먹어본 적이 있지만 차마 그런 것을 두 번 먹고 싶지는 않다. 아무거나 좋다, 일단 먹고 보자. 그렇게 합의한 우리는 무턱대고 거리로 나섰다.
추위는, 그야말로 끔찍해서, 표현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였다. 오리털 점퍼 위에 목도리를 칭칭 감고 벽돌 건물을 사이를 걷고 있으니 핀란드에 왔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추운 북구의 땅, 캄캄한 거리에 늘어선 가로등 아래로 차분한 표정의 사람들이 오간다. 금발의 꼬마들이 낯선 외모의 여행객들을 힐금거리며 지나쳐간다. 호기심에 찬 표정. 지선이가 봤다면 귀엽다고 호들갑을 떨었을 테지. 주머니에 집어넣은 두 손이 몹시도 차게 느껴졌다. 추웠다.
벽면을 따라 내걸린 파란 국기 아래, 그는 낯선 건물들을 둘러보며 걷고 있었다. 이따금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미소짓기도 했다. 처음 봤던 날과 마찬가지로 하얀 스니커와 스트레이트 진 위로 감청색 코트를 두른 모습이었다. 작지만 늘씬해보이는 체구. 지선이와 키가 비슷하다. 뒷목을 덮은 머리길이도 비슷하다.
그러나 지선이는 핀란드에 오지 못했다.
최지선의 목덜미에 칼을 꽂아넣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절룩거리는 저 다리를 베어버리고 싶다. 차가운 길바닥 위에 쓰러뜨린 뒤 일그러져가는 예쁜 얼굴을 내려다보고 싶다. …미칠 것 같다.
“아이 좋아하세요?”
그가 갑작스레 멈춰서며 물었다. 돌아보는 얼굴이 해사하니 맑았다. 나는, 아마도 끔찍한 얼굴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까만 눈동자가 의아한 듯, 그러나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여상스러움을 가장해, 거의 쥐어짜듯이 대답했다.
“네, 좋아해요.”
“아이가 생기면 데려오고 싶어요, 핀란드.”
“…듣고보니 저도 그렇네요.”
최지선은 대답 대신 빙그레 웃었다. 나는, 울고 싶었다. 내 아이를 함께 길러주길 바랐던 사람은 죽었다. 안경을 고쳐쓰는 시늉을 하며 시간을 번 다음 간신히 웃어보였다. 이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다.
작은 식당에서 연어 요리를 먹었다. 맛있었다. 디저트로 딸기 타르트를 시켰다. 최지선은 어린애처럼 좋아하며 타르트를 입으로 가져갔다.
“요리 잘 해요?”
“그냥저냥요. 이것저것 만들어 먹는 거 좋아해요.”
“잘 하던데요 뭐… 접때 얻어먹은 죽 맛있던데.”
“언제 더 제대로 된 거 해드릴게요, 죽 같은 거 말고.”
“…그럼 딸기 타르트.”
“…네?”
그의 손에 남은 삼할 짜리 타르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빨간 딸기. 베어문 안쪽이 희다. 이 친구와 함께 있을 때 먹은 음식은 다 맛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그냥… 해본 소리예요.”
최지선이 손 안의 타르트 조각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지선이가 보고 싶었다. 지선이와 함께 먹을 수 있다면 덴마크 과자라도 맛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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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열차에 몸을 싣고 산타 마을이 있는 로바니에니를 향해 밤새 달렸다. 옆자리의 최지선이 금새 잠든 데 반해 나는 여전히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 속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갈등중이었다. 지갑을 꺼내는 것까지는 괜찮았다. 지갑을 여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지폐를 꽂아둔 뒤쪽, 영수증을 넣어둔 칸을 들여다보는 데에는 세 배쯤 더 큰 각오가 필요했다. 손가락을 집어넣어 영수증 사이 어딘가에 있을 사진을 찾는다.
사진의 매끄러운 감각. 아직 있다.
결국 지갑을 도로 집어넣고 말았다. 피우지도 않는 담배가 몹시도 간절했다. 나 자신을 달래기 시작했다. 아직 그대로 있다. 언제든 보고 싶을 때면 꺼내 볼 수 있다. 볼 수 있다.
지선이를.
Quiero verte.
열차가 덜컹거림과 함께 흘러나온 작은 목소리에 놀라 옆을 돌아보았다. 최지선이었다. 잠들어 있었다. 황당함과 허탈함을 동시에 느끼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적당히 하자. 예민해지지 말자.
Papa, Papa Noel.
그 순간 내가 왜 핀란드 어를 배우려 했는지를 기억해냈다.
파파 노엘, 산타클로스.
파파,
아버지.
나는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 그가 내 모든 불행의 근원이었다.
열한 살 이효승의 아버지는 아들과 아내를 버리고 핀란드로 떠났다. 핀란드 여자와 재혼하기 위해서였다. 남겨진 이효승은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엄마의 바람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결국 돌아온 엄마와 영영 떠나버린 아버지 중 누구에게 분노해야 할지 역시 잘 알았다.
당신 때문에 엄마는 남은 평생을 항우울제를 먹으며 살아왔다. 당신 때문에 빚에 시달리는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 당신 때문에 혼자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핀란드에서 아버지를 찾아내,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갈겨주기 위해 핀란드 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산타와는 관계 없었다.
산타는 없다.
적어도, 인간 이효승의 인생에는 없었다.
죽기 전에 가야 할 곳에 왔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었다. 아버지를 찾아서 죽이자. 그러고나서 죽자.
쌕쌕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최지선을 보았다. 내가 죽으면 이 애송이는 당황할까? 설마 울지는 않을 것이다. 비행기에 태워 혼자 한국으로 돌려보내자. 그러고나서 아버지를 찾자. 칼을 사자. 날카로운 것으로, 식칼이 좋겠다. 심장을 찌르고 싶지만 갈비뼈에 가로막힐지도 모른다. 목은 어떻지? 뒷목에 꽂아넣으면 즉사할 것이다. 아니다, 배를 찌르자. 가능한 한 고통스럽게 죽어야 한다. 그가 나를 알아볼까? 알아본다면 좋겠다. 그를 비웃어주자. 가능한 한 우아하게 웃어주자. 병신아, 지옥에나 가버려. 희열이 차올랐다. 풀어지는 표정을 추스를 수가 없다. 그 작자를 죽일 테다.
Papa.
최지선을 돌아보았다. 이 아이는 자기가 따라온 사람이 두 사람을 죽이려 하는 예비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까? 알면 어떤 얼굴을 지을지 궁금했다.
소름이 끼쳤다.
화급히 지갑을 꺼냈다. 영수증을 뭉텅이로 끄집어내 한장한장 넘겨가며 사진을 찾았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숨이 막히고 호흡이 가빠졌다. 사진을 찾아냈다. 관람차를 뒤로 하고 선 지선이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지선아. 지선아. 네가 여기에 있어준다면 좋았을 텐데. 나는 죽은 여자의 사진을 쥔 채, 등을 구부리고 숨죽여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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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리다.
“Hola.”
뭐, 어쩌라는 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대답했다.
“…Hola, chica.”
아이는 헤죽 웃었다. 나는, 내 어디가 스페인어로 말을 걸고 싶게 만드는가를 고민했다. 산타클로스의 사무실 뒤편, 침엽수림 한복판이었다. 시리도록 하얀 눈과,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었다.
뭐라 핑계를 대고 최지선을 떼어놓아야 할지 몰랐는데, 뜻밖에도 그가 먼저 제안해왔다. 기왕 도시를 벗어나 호젓한 곳으로 왔으니 고독을 한 번 즐겨보자. 요약하자면, 뭐 그런 내용이었다.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바람이 나무줄기를 휘감으며 춤추는 숲을 발 가는 대로 걸었다. 걸으며 생각했다. 아니, 망상했다.
내 곁을 지선이가 걷고 있었다. 어제쯤 뿌린 듯한, 약한 캘빈클라인 향수 냄새. 나는, 가만히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선이는 말없이 옆얼굴만으로 미소지었다. 나는 그 미소를 좋아했다. 두서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지선아,”
“내가 만약 널 잊는다면,”
“그건 내가 아니야, 그렇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너 없이도 죽지 않는다는 거 알아,”
“하지만 어떻게든 널 묻고 싶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발자국 대신 거친 선 하나가 길게 이어져 있다. 지선이의 옷자락에서부터 흘러내려 눈을 적시는 핏물. 어느새인가 향수 냄새 대신 입 안에 가득찬 쇠냄새만이 느껴졌다. 건조한 공기에 입술이 튼 것 같다. 아프다. 제법 오랫동안 통증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선아,”
“내 말 들려?”
“대답해줄 리가 없다는 건 알아, 알지만, 그렇지만,”
“대답 한 번만 들으면 깨끗하게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설장雪葬.
그런 단어가 떠올랐다. 옳은 표현인지 아닌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답을 들려주는 목소리 따위는 있을 리가 없었다.
아무튼, 없는 게 정상이다. 설원 위에 나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나는 이 금발의 조그마한 여자아이에게 알몸을 들킨 듯한 수치심마저 들었다.
<누구와 대화하고 있어?>
<…죽은 애인.>
죽은 애인.
아이는 저런,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아이는 유감스럽다는 듯한 한숨과 함께 눈을 한 번 내리깔더니, 눈밭 위에 웅크려 앉은 자세 그대로 생각에 잠겼다. 물론 생각이란 풀장은 개개인의 사유물이다. 시선의 처리 또한 사유물이라 할 수 있고, 방치된 나는 선 채로 그녀의 주근깨 가득한 뺨을 내려다보았다. 추위에 상기된 어린 뺨이었다.
장갑을 벗고 입가로 손을 가져갔다. 따끔했다. 찢어졌군, 생각하며, 동시에 아이가 미친놈 보는 눈길로 쳐다보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희한한 안도감이 들었다. 별로 기쁘지는 않다.
<아저씨 한국에서 왔지?>
<어떻게 알아?>
<아저씨 동행이 여기서 장례식을 치뤘거든.>
<…뭐?>
아이는 새치름한 동작으로 땅 위에 손바닥을 올려놓았다. 갈색 털장갑이 인장처럼, 눈을 힘주어 꾸욱 눌렀다.
<자기는 내 나이에 고아가 되었다고, 날더러 부모한테 잘 하래. 웃기지?>
마지막 대화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혼자 행동하려던 목적조차 잊고 말았다. 최지선은 산타의 사무실 안에 앉아 있었다. 산타의 책상에 앉아 있던 그는, 화급히 문을 열고 안쪽을 살피는 나를 향해 밝게 외쳤다. 이효승 씨, 같이 사진 찍으실래요? 카메라를 들고 최지선의 맞은편에 서 있던 산타걸이 한국어를 이해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수많은 관광객을 상대해왔을 그녀는 분위기를 읽어내고는 재빠르게 나를 최지선의 옆자리로 안내했다.
찰칵.
산타걸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폴라로이드 카메라였다. 속성 사진을 받아들고 최지선을 보았다. 산타의 책상에 앉은 얼빠진 얼굴의 나와, 정말로 즐겁다는 듯 미소짓는 어린 청년.
“쑥쓰럽지만 다 추억이잖아요.”
넌 거짓말을 하고 있어.
소리내 말하지는 않았다. 나는 다만 떠올렸을 따름이다. 말리는 스페인 소녀를 뿌리치고 파낸 최지선의 무덤 안에서 나온 몇 장의 사진과 오래된 신문기사를. 부드러운 분위기의 젊은 부부와, 예쁘게 웃는 어린 아들의 클로즈업 사진. 어린 최지선이 사진 속에서 대형견과 뛰논다. 어린 최지선이 해변에서 어머니와 일광욕을 하고 있다. 어린 최지선이 아버지의 등에 바싹 붙은 채 잠들어 있다. 어린 최지선이 축구를 한다. 들뜬 듯 텔레비전을 올려다보는 어린 최지선의 옆얼굴과, 화면에는
바로 이곳, 산타 마을이 비추어지고 있다.
#.
얼음성의 여왕은 소년을 차지했던가. 동화의 결말을 기억해내려 애쓰며 디지털 카메라의 액정을 들여다 보았다. 하얗고 하얀 눈의 왕국. 그저 죽을 생각으로 온 나와는 다르게 최지선은 제법 관광객다운 면모를 보였다. 손바닥만한 카메라 안에는 우리가 먹고 타고 보고 느껴온 음식과 차편과 풍경과 풍광과 감상이 모두 들어 있었다. 아니다, 감상의 수식어로 우리는 어울리지 않는다.
실상, 나로서는 감상이라 부를만한 감정이 들지 않았다.
“어느 게 더 나아보여요?”
최지선의 두 손에 각각 들린 것은 손톱만한 캐릭터가 잔뜩 그려진 파란 케이스의 초콜렛 과자와, 줄무늬가 들어간 빨간 하트 케이스의 초콜렛 과자였다. 새삼스레, 이 아이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에게는 없다.
“누구 줄 건데요?”
“외삼촌 드리려고요. ..아, 사장님요.”
“자주 인사드리나봐요?”
“딱히 그렇진 않지만.. 이효승 씨 소개해 주셨잖아요, 외삼촌이. 덕분에 핀란드도 왔고요.”
괄호 치고 내 이름이 하나 더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최지선은 고맙다는 말을 하듯 상냥하게 웃어보였다. 나는 빨간 상자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고마워해야 하는 건 내 쪽이다.
초콜렛을 계산하기 위해 카운터로 되돌아가는 최지선의 뒷모습을 보았다. 최지선은 절룩거리면서도 정말이지 지칠 줄 모르고 시내를 돌아다녔고, 나는 지칠 대로 지쳐 그의 뒤를 따라야 했다. 시간과 이동거리를 생각해볼 때 여유로운 관광이었을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내가 흔들리는 야간 열차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샌데다 시차 때문에 지쳐 있다는 점이다. 관광이고 뭐고. 어서 더운 물로 샤워하고 침대에 눕고 싶다. 나는 충혈된 눈을 비볐다. 피곤하다. 가벼운 두통도 느껴졌다. 안경을 벗어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두 눈을 감았다.
기념품 가게를 겸한 아담한 카페에, 가게 노트북을 빌려 대상의 인적사항과 현위치를 추적하는 예비 살인자가 있었다. 한때 내가 속해 있던 회사가 나를 신입사원으로 뽑은 데에 기여한 것은 내 핀란드어 실력보다는 토익 점수와 정보 검색 능력이었으리라는 데 돈을 걸어도 좋다. 눈을 떴다. 화면 가득 <그>가 사는 아파트의 정수리가 보였다. 내 구글을 위해 한몸 바치리. 뽑아준다면 말이지만. 그보다, 죽지 않는다면 말이지만.
안녕하세요, 자살마저 실패한 패배자 이효승이라고 합니다.
다시 안경을 쓰고 수첩에 그의 집주소를 적어넣었다. 헬싱키 시내의 2층짜리 아파트, 멀지 않다. 카메라는 층계 옆에 붙은 우편함까지도 희미하게나마 비추고 있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우스를 조작해 화면을 움직였다. 하얀 아파트 옥상이 쑤욱 멀어진다. 이윽고 점이 되어, 범죄자 이효승이 살았던 원룸이라고 기록될(예정인) 건물의 옥상이 나타났다. 건물 앞, 대로, 왼편으로 이동하면 구와 구의 경계 도로가 나온다. 도로와 도로를 가로막은 산. 캄캄한 터널을 숨기고 있는 산. 지선이가 죽은 그곳.
“뭐 보세요?”
최지선이 다가왔다. 손에는 작은 쇼핑백과 밀크티가 들려 있다. 나는 여상스러운 동작으로 노트북 옆 그의 카메라를 집어 그에게 되돌려주었다.
“저희집요. 여기서도 보이네요.”
스크린을 보여주려 노트북을 조금 돌리자, 그가 대각선 옆자리로 옮겨와 앉았다. 마우스를 넘겨주니 재미있어하며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일순 시점이 높아지며 화면이 반도를 벗어났다. 이동한다. 서쪽으로, 이동한다. 서쪽 땅의 끝, 반도에 멈춘다.
“재밌지 않아요?”
나는 그의 옆얼굴을 보았다. 최지선은 대답 대신 옆얼굴만으로 웃고 있었다. 아니, 울고 있었다. 화면으로 눈을 돌린다. 해변. 늘어선 색색의 파라솔. 빨간 지붕들이 이어지는 거리. 사람들이 오간다. 도로. 차가 달린다. 해변과 이어진 도로. 파라솔. 감청색 파라솔에 고정되는 화면. 우리는 높은 곳에서 감청색 파라솔을 내려다보았다. 아니, 나는 최지선의 옆얼굴을 보고 있었다. 웃음기가 가신 얼굴. 목이 졸린 사람의 것처럼 보이는 얼굴.
순간 그의 뺨에 미소가 돌아왔다. 동시에 손에 무엇인가 쥐여지는 감각이 들었다. 최지선이 내 손을 들어 마우스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따스하니 부드러운 손이었다. 정신이 아뜩해졌다.
“재밌네요, 지금쯤 우릴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정말로 즐겁다는 듯이 맑게 웃었다. 휘어지는 눈꼬리. 나는 구글 어스를 닫는 척하며 열려 있던 익스플로러창을 전부 닫았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는 동작으로 수첩을 들어 가방 안에 밀어넣으며, 그의 표정을 살폈다. 그리고는, 미소지었다. 벽장 속 상자에서 죽은 애인의 선물을 만난 듯한 복잡한 기분으로, 웃었다.
#.
사람의 체온.
베란다에 선 채 어둠을 노려보았다. 춥다는 말로도 부족한 밤이었고, 그래서 나는 코트 차림이었다. 주머니에 찔러넣은 손 안에는 사각진 상자 하나가 쥐여진 채였다.
지선아,
너에게 북구의 밤을 보여주고 싶었다.
너와 함께 북구의 밤을 보고 싶었다.
상자를 꺼내었다. 눈밭에 묻으려 했으나 그러지 못한, 검은 벨벳 상자. 흐르는 듯한 별빛을 받아 반지가 빛났지만 탄성을 질러줄 지선이는 없었다.
사람의 체온.
반지가 놓인 손을 들여다보며, 최지선의 손을 떠올렸다. 희고 자그마한 손. 계집애 같은 손. 따스했던 손. 지선이의 냄새가 나는 몸. 지선이의.
생물을 안아본 지 너무 오래 되었다. 엄마는 죽었고, 고양이는 죽었고, 지선이도 죽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아버지는 이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이효승 역시도.
힘주어 쥐었다.
산타클로스가 있다면,
팔을 들어올린다.
내 지선이에게 전해다오.
던졌다.
어디선가 날고 있을 산타의 썰매를 향해 반지가 날아갔다.
#.
나는 너를 구하지 못했다.
일은 순식간이었다. 오토바이의 신경질적인 마찰음, 밤거리, 가로등, 수런거리는 사람들, 통증, 빨라진 맥박, 격해진 호흡, 그리고 최지선을 부둥켜안은 채 나는 요란하게 아스팔트를 굴렀다. 신호를 무시한 것이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 나는 너무 지쳐 있었고, 최지선은, 그도 아마 퍽 피로했던 듯하다. 그는 거의 오토바이에 치일 뻔했고, 나는 앞뒤 잴 것 없이 달려들었다.
실제로, 어떤 이름 외에는 다른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주위의 소란스러움이 커지고 있었지만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세계가 일그러지고 있었다. 지선이의 죽음을 방치한 채 술에 절어 있던 그날 밤처럼, 무엇 하나 분명하게 다가오는 것이 없었다. 만인이 나를 보며 수근거렸다. 이방인, 패배자, 네 잘못이야. 알아. 나도 알아, 내가 그녀를 죽였다는 거 안다고. 이제 제발 그만해. 날 보지 마, 오토바이에서 내리지 마, 다가오지 마, 지선이가 없잖아. 지선이가 죽었잖아, 네가 그녀를 치어 죽였잖아, 하지만 지선이는 나 때문에 죽었지, 알아, 난 그녀를 구하지 못했어.
지선아, 지선아.
누군가의 손이 내 등을 두드리듯 쓸어내렸다. 나는 그 손의 주인을 알고 있었다.
지선아.
“네, 저 안 다쳤어요. 괜찮아요.”
최지선은 다정하게 웃어보이며, 젖은 내 뺨을 닦아냈다. 지선이의 냄새가 났다. 너를 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나는 다시금 신음하듯 울기 시작했다. 우그러진 안경을 벗겨 주며, 그가 내 머리를 다독여 안았다. 죽이고 싶었다. 날 끌어안은 이 남자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칠 것만 같다.
너는 대체 왜 내 앞에 나타난 거냐.
#.
“혼자 돌아가셔야 할 것 같아요.”
최지선은 마치 처음 접하는 언어로 구성된 문장를 듣는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침대 위, 여행 가방을 펼쳐놓고 짐을 우겨넣던 중이었다.
“죄송합니다.”
나는 조금 고개를 숙여보였다. 내 짐은 옆으로 메는 가방 하나였다. 나머지는 호텔에 두고 떠날 생각이었다. 유족 따위 없으니 호텔측에서 알아서 처분해줄 것이다.
그는 의아한 얼굴로, 그러나 천천히 표정을 바꾸어 나를 보았다. 먹물로 칠한 듯한 새까만 눈동자는 어딘지 모르게 평평하게 보였다. 그의 입술이 벌어지고, 딱딱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무슨, 급한 용건이라도 생기셨어요?”
“예, 지금 말씀드리긴 좀 그래서…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설명 드릴게요. 전 내일 비행기로 가야 할 것 같아요.”
거짓말을 했다. 딱히 미안하지는 않았다. 그는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나는, 최지선의 무엇도 아니다. 그 또한 나에게는. 나는 그를 죽이고 싶었다.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들이 내 앞에서 사라져 버리기를 바랐다.
언젠가는 그녀가 차라리 없었던 존재였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아직 그녀를 향한 오롯한 마음을 품은 채로 죽고 싶다.
최지선,
너는 왜 내 앞에 나타난 거냐.
최지선이 느릿하게 눈을 내리깔았다. 어린 지선이의 모습이 겹쳐진다. 심장이 저릿하다. 예쁜 이마가 일그러지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눌리고 밟힌 듯한 목소리였다.
“저, 거짓말 하나 했어요. 산타클로스에게 편지 쓴 거, 처음이 아니었어요. 보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열한 살 이후로 매년, 연례행사처럼 죽 써왔어요. 핀란드에 데려와 주셔서 감사해요. 정말로 와보고 싶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핀란드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었는데, 저 혼자 살아남았거든요.”
“…….”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 법인 줄 알았는데. 전 두 분이 핀란드에 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멍청하게도, 먼저 가서 절 기다리고 계실 줄 알았어요.”
“…….”
“그런데 여기엔 아무 것도, 아무도 없네요. 이젠 어디로 가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거짓말을 했다.
손을 뻗었다. 감청색 코트 위, 최지선의 작은 어깨에 얹었다. 그가 흠칫 눈을 들어올렸다. 나는, 내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금방 돌아갈게요. 먼저 가서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제가 갈게요.”
거짓말을 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 게 맞다.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윽고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해사한 미소. 처음 보았던 날과 닮은, 태양의 냄새가 나는 미소였다.
#.
아버지의 집 앞이었다. 유리창이 커다란 카페에 앉아 온종일 그의 집을 지켜보고 있었다. 화면으로 짐작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낡은 아파트였다. 마시지 않은 에스프레소가 식어간다. 펜을 움직일 때마다 먹다 남은 베이글 부스러기가 흐트러진다. 반나절 동안 펼쳐둔 수첩에는 어떤 이름 하나가 빽빽하게 휘갈겨져 있다.
최지선.
무릎 위에 얹어둔 가방을 어루만졌다. 지난 밤에 산 칼이 들어 있다. 내가 잡힌다면 범행에 사용된 흉기 따위의 수식어가 붙어 신문지상에 등장하겠지. 그래봤자 본질은 고기 자르는 칼일 뿐이다. 칼에는 이름이 필요 없다. 잘 들고 날카롭기만 하면 될 뿐.
마침내 2층 마지막 집의 문이 열리는 순간, 손잡이를 밀며 나타난 것은 초로의 동양인 남자였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버지다. 이어 중년의 금발 여성이 나오고, 열살 정도로 보이는 자그마한 사내아이가 따른다. 떨리기 시작한 손으로 가방을 더듬어 안았다. 선 채로 에스프레소를 단숨에 들이켰다. 수첩을 접어 가방 안에 던져넣고, 카운터에 지폐를 던지듯 놓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가방에 손을 쑤셔넣고 칼을 움켜잡았다. 아이를 먼저 벤다, 그 다음은 여자, 당신이 마지막이다. 목을 찌른다. 도주할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 거짓말, 그렇게 생각할 리가 없어. 넌 그냥 도망치고 싶은 거야. 무엇에서? 이 상황에서.
너를 이렇게 만든 모든 현실에서.
아버지의 앞에 섰다. 역시나 알아보지 못하는 듯, 낯선 동양인이 길을 막자 불쾌하다는 눈초리로 지나쳐간다. 얇은 목도리로 감싼 뒷목에 시선이 꽂힌다. 찌른다. 찌르자. 조금만 뛰면 닿는다. 조금만…
어떤 기억 하나가 눈앞을 치고 나타났다. 손등 위에 닿았던, 최지선의 손. 이마를 짚던 작은 손. 만지고 싶다. 잡고 싶다. 쿵쿵거리던 심장. 지선이의 냄새가 나는 목덜미. 심장 한켠이 서서히 식어간다. 여기에 너는 없다. 너는 없다.
너는 없다. 알고 있다. 아버지를 죽여도, 무슨 짓을 해도 너는 돌아오지 않는다. 고양이도, 엄마도, 무엇도 돌아오지 않는다.
가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손에는 칼이 쥐여진 채였다. 후들거리는 손, 아니, 몸 전체가 떨리고 있었다. 추위 때문은 아니었다. 긴장 때문도 아니었다. 가방 떨어지는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뒤를 돌아보는 모습이 보인다. 그의 표정이 바뀐다. 나를 알아보았을까? 금발 여자와 꼬마가 의아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보다가, 나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그럴 리가 없다. 나는 버려졌다. 여자가 비명을 지른다. 나는,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 나는
먼 나라의 거리 한복판에서 울기 시작한다.
#.
파파 노엘,
자각몽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생각한다. 꿈이라는 사실을 그저 아는 것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것, 양쪽 다 자각몽이라 부를 수 있다면. 다 꿈이었다면 좋을 텐데. 꿈을 꾸는 것 같아. 중얼거려본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선이는 웃으며 내게 키스했다. 나는, 정말로 즐겁게 웃었다. 지선이의 꿈을 꾸고 있었다. 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이제는 잊어버린 지선이의 감촉을, 온기를 이 손에, 몸에 그저 새기고 싶었다. 잊지 않을 수 있기를.
냄새는, 나지 않는다.
뺨을 쓸어내리는 그녀의 손길. 따스하다. 내려다보이는 그녀의 미소. 지선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나는 울듯이 웃었다.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적막한 아파트로 돌아와 있었다. 머리가 아프다. 이불을 추스르며 돌아누우니 파란 새벽이 창문 너머로 넘실거렸다. 지선아, 작게 소리내 불러보았다. 그립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아프다.
다시 돌아누우니 최지선의 잠든 얼굴이 보였다. 천천히, 하얀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냄새. 조심스럽게 핥아 본다. 지선이의 냄새. …최지선의 냄새. 눈물은, 나지 않는다.
잠든 입술에 입을 맞추며, 생각했다.
파파 노엘,
아버지를 죽이지 못했습니다.
나 역시 죽지 못했습니다.
#.
케익 상자를 여니 딸기 타르트가 들어 있었다. 최지선은 쑥쓰러운 듯 웃어보였다.
“맛은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그가 잘라 담아주는 타르트를 받아, 커다랗게 한 입 베어물었다. 맛있었다. 언젠가 지선이와 단둘이 조각케잌을 나누어 먹으며, 아침해와 함께 소원을 빌던 새해. 그때 먹었던 케잌 만큼이나 맛있었다. 울고 싶었다. 나는 묵묵히 타르트를 먹기 시작했다.
“어때요?”
최지선이 조심스레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잠깐의 시간을 두고 타르트를 전부 삼킨 다음, 대답했다.
“맛있어요.”
최지선이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런 그를 향해 나는, 울듯이 웃었다. 울고 싶다.
죽이고 싶다.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 복수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죽지 않고 살아남아, 언젠가 나를 기억해낼 그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살아남아서,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복수라는 것을 안다. 안다. …안다고 생각한다.
12월 31일, 아직 죽지 못했다. 오늘도 살아 있다.
끗
아 몰라 모른다고 나중에 고치게 되더라도 여기서 끝내자 졸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암튼 여기서부터 아래로 언젠가 써두었던 중기↓
나는 그저 세상의 모든 우울함을 다 떠안은 듯한 남자와 그의 죽은 애인과 이름이 같은 어린 청년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자살/살인기도자 갑은 내 상태의 반영이자 대리만족이고
다감하고 잘 웃는 단정한 을은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안 생겨요>의 바로 그것이며 하이드리히라고 왜 말을 못 하냐고 묻지 않아줬으면 하고
악마의 과자는 실재하는 덴마크 과자이며 실제로 석유 씹는 듯한 맛이고
하얀 스니커에 스트레이트 진에 감청색 코트는 내가 병신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훌륭한 증거이고
계속 반복되는 지선이의 냄새는 CK BE의 냄새이며 내가 병신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훌륭한 증거2이고ㅇㅇ
여기서부터 아래로 후기↓
핀란드에는 산타가 산다며 왜 산타는 안 나오는지 묻지 마시오 중요한 건 산타도 핀란드도 아님
그저 이 글의 동기는 내 안의 살인충동을 누그러트리기 위해서라는 것이 중요할 뿐 -_- 결국 안 들어갔지만 처음 날려적을 때에는 제법 구체적인 망상이 포함되어 있었다... 뭐 처음 적기 시작한 게 크리스마스 전이니 제법 시간이 지났고 자연스레 충동은 줄어들었고 처음처럼 내 기분을 늘어놓는 것만으로 해결되니 신나서 써내려간 것보다는 많이 꾸역꾸역 쓴 감이 있군 -_- 뭐 별 수 없수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재미없었으면 스루하시고 재미있었다면ㄳ 최지선 이효승 청첩장은 언젠가 날아갈 겁니다ㅇㅇ
....아 진짜 졸리고 어깨뭉쳐서 제정신이 아님 자러 가야지....
이효승의 사촌형이자 턱걸이공무원이며 이혼(당한)남인 이효진과 최지선의 막내외삼촌이자 유능한 중소기업사장이며 나이=애인없음歴인 송태오를 엮어주고 싶었지만 훗날을 기약합니다ㅇㅇ 덤으로 송태오에게 애인이 없는 이유는 못난놈이어서가 아니라 시스콤이기 때문입니다....충분히 못난놈의 범주에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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